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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국열차 탑승기(스포)

 꼬리칸에 탄 사람들은 열차 내에서 가장 열악한 생활을 한다. 그들의 존재 이유는 열차 내의 시스템 안정을 위해서다. 고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최하층이 하는 역할을 그들이 수행한다고 보면 된다. 사람들은 최하층이라는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자본주의의 상위 레벨로 올라서려고 일생을 바쳐 일한다. 물론 레벨업하는 부류는 극소수다. 설국열차는 결국 우리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열차에서 내리면 모두가 얼어죽는다고 알고 있다. 실제로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꼬리칸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은 혁명 뿐. 하지만 혁명 마저 해마다 같은 레일을 도는 설국열차처럼 지루하게 반복된다. 혁명이 성공한다 해도 열차의 생태계는 바뀌지 않는다.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될 뿐이다. 언제 멈출 지 모르지만 영원할 것이라 믿으며 불안하게 앞으로 달려가기만 하는 열차처럼.

 하지만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 열차 밖으로 나간다면? 문을 부수고 열차 밖으로 나간다면 분명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눈은 녹고 있고, 다른 생명체(북극곰)도 살고 있다. 이것이 설국열차가 주는 메세지이며 내가 처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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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중반까지는 좀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다.(액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초중반도 그런대로 볼만 했을 것이다.) 후반부 들어 주제가 드러나면서 재미있어 졌다. 

 영상적으로 가장 볼 거리는 역시 열차가 설원을 질주하는 모습이었다. 쌓인 눈더미를 충돌하며 빠져나가는 열차의 모습이 가장 스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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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양갱 얘기를 많이 했다. 그 영향으로 아까 편의점에서 괜히 양갱 하나를 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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