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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나는] 퇴근, 자존감, 기적

 퇴근 후 <루비반지>를 보고 씻고 <감자별>을 보고 전기 장판이 데워지는 동안 짧은 애니 한편을 보고 잠이 든다. 하루가 이렇게 알차다. 너무 알차서 허무할 지경.  



 절실히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최근 자존감이 극도로 낮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인생의 늪지대 초입에 들어선 느낌이랄까. 해답은 명확하다. 억지로라도 자존감을 회복하고 허위로 무장을 한 후 원자화된 이 현대사회에서 각개전투로 살아남아야 한다. 그런데 해결 방안을 안다고 해서 그것을 쉽게 실현해 내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쉽다면 아무도 절망 하지 않고, 실패하지 않았을 것이다. 팔딱거리는 잉여존재를 다시 물속으로 인도할 수 있는 건 자신 뿐이겠지.  



 상상을 초월하는, 물리적 현상을 뛰어넘는 일이 벌어졌을 때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이론상으론 절대 일어날 수 없지만 사람이 간절히 바라거나 원할 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는 일, 기적. 하지만 세상이 시작된 이래 단 한 번이라도 기적이 일어난 적이 있을까. 기적에 가까운 일은 일어났을 지는 모르지만 진짜 기적은 일어난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세상에 기적이란 말이 존재하는 것은 기적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절대 일어날 수 없지만 간절히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 인류의 오랜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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