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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연휴의 끝. 드문 드문 구름이 낀 흐린 가을 날씨.

 방안에 있으면 정신이 이상해 질 것 같아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그러나 거리로 나오자 마자 곧바로 후회가 밀려왔다. 갈 곳도 가고 싶은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날씨는 안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웠다. 아직 가을을 이야기 하기엔 이른 감이 있었다. 

 큰길로 나오자 거리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사람들에겐 가야 할 명확한 목표 지점이 있는 것 같았다. 반면 나는 이 짧은 외출 마저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길을 나서자 마자 길을 잃은 격이랄까. 이것은 오늘 나의 불안이고 내일 나의 불안일 것이다. 바로 이러한 불안이 나를 방에서 끌어낸 것이다. 그러나 형체를 알 수 없는 불안만 느낄 뿐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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