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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결혼의 이유는 좋아해서, 사랑해서가 아니라 죽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없으면 죽을 것 같은 고독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결혼하는 것이다. 타인의 부재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은 결혼이라는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정말 거의 모든 대부분의 결혼생활이 그렇듯 시간이 흘러 그 사람이 없어도 살만한 상태가 찾아온다. 물론 그때의 결혼은 허울뿐인 울타리에 불과하다.) 


 삶은 죽음에 대한 저항이다. 인간은 생의 충동과 죽음(파괴)의 충동을 동시에 갖고 있다. 생의 충동은 죽음의 충동보다 겨우 조금 앞선다. 아주 긍정적인 사람의 경우에도 생의 충동의 비율이 그다지 높지 않다. 이 두 개의 충동이 거의 동일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


 시간이 무한하다는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인생이 무한하다면 아무 것도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시간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무한히 내일로 미루면 된다. 다행히(?) 인생은 유한하다. 게다가 언제가 마지막이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시간이 유한하다는 것은 발버둥치며 무엇이든 해야 된다는 것이다. 어느 순간 내일은 영영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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