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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9 어린 아이 흙장난 같다. 정성스레 쌓고 또 그것을 스스로 부숴버리고. 자존심이란 것은 평생 쌓고 부수고를 반복하는 허무한 건축작업. 결국은 그 자리. 절대 높아지지도 않고 낮아지지도 않는. 차라리 모든 것을 무너트렸을 때가 편안하다. 평지가 주는 아늑함.
0217 오늘은 평소보다 한 시간 가량 늦게 기상을 했고 아침 운동도 하지 않았다. 물론 오후나 저녁때 운동을 할 생각이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1화부터 3화까지 봤다. 웬만하면 끝까지 보게 될 것 같다. 나의 애청 TV 프로그램웬만하면 놓치지 않고 보는 프로그램 : 무한도전, 내딸 서영이, 궁금한 이야기 Y될 수 있으면 시청하는 프로그램 :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 붕어빵, 내 마음의 크레파스, 세상에 이런 일이, 생활의 달인, 동물농장, 동행 생각나면 보는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개그콘서트
0214 짧은 연휴가 끝나고 벌써 이틀이 지나갔다.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는 "이번 설도 순식간에 지나가겠군"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순식간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렸다. 인생도 그런 속도로 빠르게 흐르고 있다. 일상은 쳇바퀴 돌듯 반복되지만 그 속에서 조금씩 쇠퇴하고 있다. 약 일년 전 뇌졸중으로 쓰러진 고모는 아직도 병상에 누워 있고, 숙모 중의 한 분은 많이 쇠약해 지셨다. 아버지가 낮잠 자는 모습을 지켜 봤는데 많이 야위어 지셨다. 나도 점점 나이를 먹고 있고 아기였던 조카는 어느새 어린이가 되어 가고 있다. 설 전날에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술을 마셨다. 1차는 일반 호프집, 2차는 오픈형 맥주집, 3차는 바(역시 맥주를 마셨다.), 4차는 닭갈비집, 마지막 5차는 가족이 자리를 비운 친구 집. 오후..
0208 확실히 춥긴 하다. 두터운 외투를 입긴 했지만 피부속까지 침투해 들어오는 추위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올 겨울은 이십 년 만에 내복을 입고 다녔다. 넥워머와 털모자도 샀다. 전에는 전혀 불필요하게 여겨졌던 것들이다. 배가 고픈 관계로 간식을 만들어 먹었다. 먼저 삼치를 구워 스테이크 소스를 얹었고, 냄비에 야채 스프를 끓였고, 양상추와 적채 아몬드를 넣어 샐러드를 만들었다. 그리고 돼지감자에 마요네즈를 살짝 묻혀 먹었다. 입가심으로 마켓오 브라우니 케이크를 한 조각 먹었고 지금은 커피 포트에 물을 끓여 커피를 마시고 있다. 간식으로는 살짝 과하긴 하지만 칼로리가 그리 높진 않을 것이다. 팟인코더로 flac 파일을 열 수 없다니! 분명 팟플레이어로는 flac 파일을 실행할 수 있는데! 점심은 라그릴라에서 ..
030201 06:20 기상, 아침식사(잡곡밥, 꽁치김치찌개 등) 07:00 독서(우리는 왜 빠져드는가? 폴 블롬) 08:00~09:00 걷기 운동. 비가 와서 우산을 챙겼다. 역시 비가 와서 그런지 라디오 수신이 잘 되지 않았다. 중간 중간 잡음이 섞였다. 클래식FM에서 바흐의 곡을 틀어 주었는데 전주가 조금 흐르자 음악이 갑자기 뚝 끊겼다. 레코드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대신 다른 곡을 틀어주었다. (나중에 바흐의 음악을 다시 틀어주었다.) 09:00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며 이 글을 적고 있다. 11:30 점심식사(스파게티, 양상추 샐러드, 닭가슴살 볶음). 역시 스파게티 면은 끓는 물에 7분이 딱이다. 해피투게더와 무릎팍도사를 다운 받아 놨다. 시간나면 봐야지. 오늘 이렇게 한가한 이유는 쉬는 날이기 때문이다...
고통에 대해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아팠던 적은 뜨거운 냄비를 집다가 손을 데었을 때다. 세 시간 동안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려야만 했다. 아프고, 뜨겁고, 쓰라리고, 화끈거리던 그 세 시간은 지금 생각해도 진절머리가 난다. 잠시라도 찬 것에 손을 대고 있지 않으면 마치 불고문당하는 것처럼 아팠다. 단지 2도 화상의 작은 상처였을 뿐이었지만 육체적인 고통은 극심했다.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 중 더 고통스러운 것은 어느 쪽일까. 나는 육체가 느끼는 고통이 정신이 느끼는 고통보다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당연히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인간에게 육체의 고통은 공포 그 자체다. 지옥을 설명할 때 뜨거운 불이 꼭 등장한다. 국가간 전쟁, 독재정치, 학교에서의 왕따에는 항상 신체적 폭력이 있다. 신체적 폭력이..
택배 배송추적을 한 결과 오늘 오전에 출발한 택배는 끝내 오지 않았다. 왜 안 왔을까. 건물 출입구의 비밀번호를 몰랐던 걸까. 오후 4시 경의 부재중 전화는 아마 택배기사였을 것이다. 내일은 도착하겠지. 급한 물건은 아니지만 이런 경우 괜히 신경 쓰인다.
돼지감자 "엄마, 죽었어?""아니." 을 보니까 천진난만하게 물어보던 은영이. 언제 엄마가 제일 보고 싶냐니까 오늘, 바로 오늘 제일 보고 싶단다. 그리고 또 언제가 보고 싶냐니까 내일, 내일이란다. 오늘이 가장 보고 싶고, 내일은 더 보고 싶고 모레는 더 더욱 보고 싶겠지. (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은영이의 어머니는 3개월째 가출중이라고 한다.) 어제 아침에 놀란 것은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날씨 탓에 자전거를 도로 갖다 놓고 우산을 챙겨야만 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또 놀란 것은 아직도 비가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꽤 오래 내린 비였다, 겨울비 치고는. 아마 이번 겨울도 이빨 빠진 호랑이처럼 힘을 잃고 만 모양이다. 그새 겨울이 끝나가고 있나보다. 집에서 돼지감자 말린 것을 가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