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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6 오늘은 엉망이었다. 출근하기 전부터 괜히 신경 쓰이는 일이 있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조금 일찍 눈을 떴고, 자연스럽게 일찍 출근하게 되었다. 하지만 일은 전혀 예상 밖으로 흘러갔다. 실수 투성이였고 엉망이었다. 그런데 심한 컴플레인은 듣지 않았다. 이상한 하루다. 요즘은 부쩍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다. 나는 수시로 내 단점을 끄집어 내어 아킬레스건을 건드린다. 세상에 이토록 오래도록 모질게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나는 그런 나에 대해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나와 내가 으르렁거리며 싸우기 시작하면 세상이 시끄러워진다. 이런 지루한 전쟁 또한 없을 것이다. 대만에 역전승을 한건 아침이 되어서야 알았다. 8회에 강정호의 홈런에 힘입어 전세를 뒤집은 모양이다. 하지만 1차 예선 탈..
0305 목요일에는 를 보러 갈 예정이다. 그날은 마침 쉬는 날이다. 가 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기에 무간도도 1편부터 3편까지 다운로드 받아놨다. 2, 3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1편은 보긴 했지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불빛은 환상이고 물속은 현실이다. 우리는 물속에 비치는 불빛으로 날아드는 불나방과 같다. 물속으로 들어가면 불빛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불빛은 세속(물속)에 있지 않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 주위를 맴돌거나 빠져 죽어버리겠지. 불빛이 전혀 다른 곳에 있다는 걸 알지 못한다면.
두유 연세무첨가두유 구입 완료. 연세무첨가두유, 웅진대단한콩, 풀무원리얼콩즙. 이 세 제품은 내가 알고 있는 무첨가 두유들이다. 앞으로 간식으로 두유를 자주 마실 생각이다. 전에 풀무원리얼콩즙을 마셔 봤는데 먹을만 했다. 몇 모금 마시니까 바로 적응되면서 오히려 담백하고 맛있었다. 무첨가 제품으로 매일 순두유 프레시도 있는데 어느 정도 당분이 들어 있다. 베지밀과 같은 일반 두유와 위 세 제품의 중간쯤에 포지셔닝을 하고 있는 제품이다.
불안 불안하다. 밥을 먹을 때도 불안하고 밥을 먹지 않을 때도 불안하다. 잠을 잘 때도 불안하고 공허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낼 때는 더욱 불안하다. 삶의 밑바탕엔 늘 불안이 있는 것같다. 이십대때 느끼는 불안과 삼십대때 느끼는 불안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이십대때는 불안에 우울이라는 불순물이 섞여 걸쭉했다면 삼십대때는 맑고 담백한 불안이다. 이십대나 삼십대나 미래가 불투명하긴 마찬가지. 산책을 할 때, 청소를 할 때, 책을 읽을 때, 일을 할 때는 조금 덜 불안하다. 뭔가를 할 때는 불안을 잠시 잊게 된다. 옛날의 성실한 농부나 나무꾼이 불안이나 우울을 느끼지 않았던 이유는 끊임없이 뭔가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평생 성실하게 임해야할 미션이 주어진다면 불안은 어느 정도 사라질 것이다. 포기하면 편하다. 사실..
0302 날이 따뜻해진 그저께 오랜만에 농구를 했더니 팔과 다리쪽에 아직까지 약간의 근육통이 남아있다. 확실히 오래 지속하기에는 워킹이 가장 좋은 운동 같다. 가끔 런닝을 해주면 금상첨화. 의외로 재밌다. 를 기다리기 위해 조금씩 보게 됐는데 앞으로는 고정적으로 보게 될 것 같다. 특히 어제 편은 정말 재밌었다. 17살 정순정 역할로 나오는 지우는 그 나이때 나의 이상형과 가깝다. 요즘 운동할 때 착용할 전자 손목시계를 알아보고 있다. 지샥 머드맨 9000 시리즈로 어느 정도 마음은 굳힌 상태인데 아직 색상은 고민중이다. 블랙과 아이보리 중에서 고를 예정인데 어떤게 나을까. 블랙은 가장 무난하고, 아이보리는 좀 더 모던한 느낌인데 때가 탈 염려가 있다는 평이 있다.
적과 동지 적과 동지를 만들지 않는다. 고등학교 이후 친구라고 불릴 만한 관계를 더 이상 구축하지 않은 것 같다. 동기, 동창, 동료는 있었지만 친구는 없었다. 성격 탓도 크지만 의도적으로 타인과의 거리를 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살아오면서 크게 불편한 점은 없었다. 워낙에 혼자 잘 노는 스타일이고 덕분에 트러블을 일으킬 만한 적도 없었다. 인생에 혁명적인 변화가 없는 한 이런 상태가 유지 될 것 같다. 적과 동지도 없이 혼자 만든 길을 걸어가는 것. 혹자는 외롭지 않겠냐고 묻겠지만 이상하게 외롭지 않다. 그냥 고요하고 편안하다.
0228 열 시 취침, 아침 다섯시에서 여섯시 사이 기상. 요즘 내 수면 패턴이다. 이런 생활을 한 지도 벌써 5개월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올빼미족에서 아침형 인간으로 변모한 것인데 처음에 적응하는 것도 전혀 힘들지 않았다. 그냥 자연스럽게 이 생활을 유지하게 된 것 같다.
0227 오늘과 내일이 지나면 2월도 끝이 난다지. 그렇다지. 일어나자 마자 스페인 국왕컵 엘클라시코를 시청했다. 3대0으로 레알이 바르샤를 이기는 것까지 보고 TV를 껐는데, 아마 그대로 종료됐을 것 같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결국 안 보기로 했다. 갑자기 흥미를 잃어버렸다. 요즘은 흥미를 느끼는 것들이 거의 없다. 다운로드 받아 놓은 예능이나 다큐도 별로 내키지 않아 그냥 쌓아두고 있다. 최악의 경우, 혹은 마지막 보루로 농사를 지으며 살 수도 있다. 하지만 농사일은 중노동에 가깝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접해봤기 때문에 그 고생스러움을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같은 것은 없을 것이다. 미혼, 루저, 잉여, 자의식 과잉, 중2병, 많지 않은 연봉, 갑을..